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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몇 시간 뒤면 벌써 새해임다!”

 

  테토라는 들뜬 표정으로 쿠로를 쳐다보았다. 쿠로 역시, 어쩐지 들뜬 표정을 하고 있었다. 테토라의 말에 흘끗, 시계를 쳐다본 쿠로가 코타츠 안에서 테토라의 손을 잡았다.

 

  “뭐, 뭠까?!”

  “… 큼, 새해에도 잘 부탁한다는 의미다.”

 

  테토라의 반응에 쿠로가 고개를 돌리며 코타츠 안의 열 때문인지, 아님 부끄러워서인지 모를 홍조를 띄었다. 그런 쿠로에 테토라가 마주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한참을 아무런 말없이 있던 둘 사이의 정적이, 테토라에 의해 깨졌다. 아, 맞아. 대장! 새해 기념으로 준비한 게 있슴다!

 

  “이거, 받아주십셔!”

  “이게 뭐냐, 테츠? 설마 또 이상한 걸 만들어온 건···.”

  “이번엔 제대로 만들어왔으니까 안심하십셔!!”

 

  테토라에게서 작은 상자를 건네받은 쿠로는, 어쩐지 겉모습부터 테토라의 손을 거친 것이 티가 나는 상자를 보며 웃었다.

 

  “… 오, 정말 테츠 네가 만든 건가?”

  “오옷쓰!☆ 대장 주려고 만들어봤슴다!! 뭐어, 신카이 선배가 이것저것 도와주긴 했지만 말임다…”

 

  그런 거 같았다. 테토라의 말에 짧게 대답한 쿠로가 상자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을 계속해서 신기한 듯이 쳐다보았다. 테토라를 알고 지낸 지도 꽤 지났지만, 이렇게 멀쩡한 쿠키는 처음 받아보는 것이었다. 물고기 모양 쿠키를 하나 집어 든 쿠로가 망설임 없이 쿠키를 입 안에 넣었다.

 

  “어, 어떻슴까?!”

 

  테토라가 긴장한 표정으로 쿠로에게 묻자, 쿠로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맛있네. 고맙다, 테츠.”

  “다행임다!!! 저, 이것도 먹어보십셔. 대장을 위해 만든 특별한 쿠키임다!”

 

  테토라가 물고기 모양의 쿠키들 사이에서 달 모양 쿠키를 하나 집어 쿠로에게 건넸다. 이건 신카이 선배의 도움을 받지 않고 만들어봤슴다! 대장이 꼭 먹어줬으면 함다!

 

  “홍월을, 대장을 생각하며 만든 쿠키임다! 그러니까 맛 없어도 참고 먹어주십셔!”

 

  대답이 들려오기도 전에 재빨리 쿠로의 입 속으로 쿠키를 넣어버린 테토라가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 깜박할 새에 벌어진 일에 쿠로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입 속에 들어간 쿠키를 천천히 씹었다. 씹자마자 입 안 가득 퍼지는 버터의 향과 단 맛에 쿠로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맛있슴까?”

 

  테토라의 말에 쿠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위해 만들어주다니, 고맙다. 테츠.

 

  “아님다! 딱히 대장한테 고맙다는 말 들으려고 만든 건 아니니까여!”

  “… 그런가. 나는 줄 게 없는데, 미안하군.”

  “그런 거라면 됐슴다. 이미 대장한텐 충분히 많이 받고 있으니까여.”

 

  쿠로가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한 표정으로 테토라를 쳐다보았다. 마치 뭘 많이 받고 있냐고 묻고 싶은 듯한 표정이었다. 테토라가 그런 쿠로의 표정에 담긴 의미를 알아챘는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나갔다.

 

  “설마 제가 대장한테 받는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고 계신 검까?”

  “실제로도, 그러니까 말이다.”

 

  대장은 바보임다. 쿠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온 테토라의 말에 쿠로가 움찔하며 시선을 피했다.

 

  “대장에게 물질적인 걸 받아야, 뭘 받았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슴까. 대장과 함께 한 기억들 하나하나가 저에겐 소중한 추억임다. 그런 추억을 준 것만으로도, 저는 대장에게 무지하게 고마워하고 있다구여?”

  “…. 테츠.”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대장은 저에게 많은 걸 준 검다. 이렇게 부끄러운 말을 해야 알아듣는다니, 반성하십셔, 대장!”

 

  테토라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쿠로에게 타박을 주었다. 거짓이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가 없는 테토라의 말에 말문이 막힌 건지, 쿠로가 놀란 표정으로 테토라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니, 좀 의외인데.”

  “뭐가 의외인 검까? 아, 됐슴다. 일단은 그냥 이렇게 같이 새해를 보낼 수 있다는 거에 초점을 맞출 검다, 전.”

 

  쿠로에게 단호하게 말하며 반쯤 내려간 담요를 제대로 덮은 테토라가 앞에 있던 귤을 집었다. 그나저나, 이 귤 어디서 사오신 검까? 맛있네여! 어느새 입 안 가득 귤을 넣고는 우물우물거리던 테토라가, 아직도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쿠로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왜 그러고 있슴까? 어, 12시임다. 새해네여!”

  “… 그렇군.”

  “대체 왜 그런 반응인 검까?”

 

  테토라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쿠로를 바라보았다. 아니, 새해에는 내 졸업식도 있고 하니까 말이다.

 

  “설마 졸업하고 나서 저 안 볼 생각인 검까?!”

  “… 내가 졸업하고 나서도, 테츠가 나를 볼 시간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그건 당연한 거 아님까? 대장, 오늘 좀 이상함다. 왜 이렇게 당연한 걸 자꾸 이렇게 묻는 검까?

 

  대장을 볼 수만 있다면야, 없는 시간도 만들어내겠슴다.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십셔. 자, 이 귤 먹고 다시 기운 차리는 검다! 테토라가 방금 막 깐 귤을 쿠로의 입 안에 넣어주었다. 그러고는 남은 반 쪽을 자신의 입 안에 넣어 우물우물 씹었다.

 

  “아, 그러고 보니 대장 생일도 얼마 남지 않았네여. 그때도 저랑 같이 보내주시는 검까?”

  “… 테츠 너만 괜찮다면 말이다.”

  “당연히 괜찮슴다. 우, 우왓, 뭠까?!”

 

  테토라가 갑자기 자신의 팔을 끌어당기는 쿠로에 의해 놀란 듯한 목소리를 냈다. 대장….? 갑작스럽게 자신을 꽉 껴안은 쿠로에, 테토라가 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새해에도 잘 부탁한다, 테츠.”

  “… 저도 잘 부탁함다, 대장!”

 

  테토라의 말에 쿠로가 그제서야 자신의 얼굴에 거짓 하나 없는 웃음을 띄웠다. 새해에는, 어쩐지 행복한 일들만 일어날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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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일단, 쿠로테츠 (탐라) 합작을 열어준 주최님에게 감사하단 말씀 드립니다 ㅠㅁㅠ 사랑해요... (? 쿠로가 행복했으면, 그리고 테쮸도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에 쓰기 시작한 글인데 그 마음이 잘 전달이 되었을지는 모르겠네요... 앙스타에 입덕한 후에 처음으로 해보는 앙스타 연성이 쿠로테츠라니, 저에겐 너무 영광이네요 >ㅁ< 많이 부족한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씀 드립니다! 쿠로와 테쮸가 새해에도, 쿠로의 생일에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네요! 물론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둘은 이미 행복하겠지만요!! 다시 한 번, 제 글을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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